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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경제가 어려워 질수록 유독 아버지가 생각이 납니다.

경제 침체를 뒤이어 물가가 오르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고유가 시대를 거치고 있는 지금 어떤 사람들은 IMF 때 보다 더욱 어렵다고 합니다. 최근에 밤새 공부하다가 9시 40분 가량에 너무 배가 고파서 지갑을 들고 나가서 아침 일찍 문을 연 식당을 찾아 다녔습니다. 저는 기숙사에서 생활 하고 있었고 학교는 방학이라서 대부분 식당은 문을 닫았습니다. 다행이도 한번도 안간 식당이 문을 열고 있어서 4000원짜리 제육 볶음을 시키고 피곤한 몸을 위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물가가 오늘 지금은 기본 식사료가 4000원 입니다. 너무 비싸죠. 그래도 밥은 먹어야 했기에 부모님에게 달 마다 받는 용돈으로 밥을 사 먹었습니다.

푹 쉬고 있다보니 주문 했던 밥이 나오고 너무 배가 고팠던 저는 정신 없이 먹기 시작했습니다. 반찬도 많았습니다. 맛은 없었지만 식당이라서 그런지 반찬이 국과 함께 다양하게 나왔습니다. 정신 없이 먹는 동안 식당 주인인 부부께서는 아침마당을 보시면서 서로 대화를 나누고 계셨습니다. 아침마당 내용이 경제와 더불어서 다양한 직장인들 심지어 주부까지 모여서 서로의 힘든 점을 말하는 내용이였습니다. TV를 보시면서 주인 아주머니가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요즘은 외식 조차 줄이고 있데요. 아끼고 아끼는데 더이상 줄일 것이 없어서 외식을 줄인다고 해요."

그 말을 들은 저는 복잡한 생각들이 제 머리 속에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 몸 속에서 잉태된 그날 부터 지금까지 21년 동안 계속 경제적 지원을 받고 살고 있습니다. 알바도 한번도 하지 않고 성인식을 거친 지금까지도 계속 부모님에게 돈을 받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천문노트라는 사이트의 운영진이 되고 프로그래밍에 관심을 갖게 되어서 프로그래밍을 시작한 계기도 있었지만 돈을 벌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저는 돈을 벌기는 커녕 오히려 돈을 더 쓰고 있습니다. 돈을 많이 벌고 싶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고 그렇다고 공부는 열심히 하고는 있지만 뚜렷한 결과는 못내고 있고 아버지에게 큰 힘이 되어 드리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한 제가 너무 초라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전날에 아버지와 통화를 했습니다.

 "책을 사야하는데 그것 때문에 전화 드렸어요. 엄마 지금 계세요?"
 
  제가 이렇게 말씀드렸고 아버지는
 
 "지금은 없어 들어오면 전화 하라고 전해줄께 요즘 하는 일은 잘 되어가니?"

 "네 스터디그룹을 잘 든것 같아요. 알던 것도 확실하게 정리 할수 있어서 너무 만족하고 있어요"

이런식의 사소하고 간단한 내용이였습니다. 하지만 그 날 식당에서 그 통화 내용을 다시 떠올렸을 때는 갑자기 제 눈에서 눈물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조건 없이 저를 믿고 지원해주시는 부모님이 너무 고마웠고 또 지금은 너무 죄송해서 눈물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밥을 몇 숫가락이면 다 먹을 순간에 눈물이 갑자기 나기 시작했습니다. 꾸역 꾸역 밀어 넣고 급하기 계산을 하고  그 식당에서 뛰쳐나왔지만 너무 피곤했는지 감정 수습이 잘 되지 않았고 기숙사까지 오는 내내 눈물을 멈출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모습을 최대한 감추기 위해서 골목길을 이용해서 기숙사까지 걸어 갔습니다.

제가 꿈꾸는 곳은 저 곳인데 그걸 실현 시키기 위한 현실은 제가 꿈꾸는 것과는 너무 다르네요. 제가 좋아하는 프로그래머 형님의 말씀이 생각이 납니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좁혀야 성공한다>

제가 지금 힘든 만큼 흘린 눈물이 많은 만큼 저의 꽃은 더욱 화려하게 필꺼라 믿습니다. 저를 한 없이 믿어주시는 아버지를 생각한다면 당연히 그래야겠죠.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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